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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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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중독은 현재 정신의학에서는 ‘충동조절장애’의 일종으로 분류됩니다. 본인이 아무리 절제를 하려고 해도 저항할 수 없는 충동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반복적 행동을 하는 것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러나 임상적인 측면에서 보면 내성, 금단증상과 의존성이 있고 이로 인해 이차적인 문제가 발생하는데도 지속한다는 측면 등으로 보아 전형적인 ‘중독’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도박중독을 진단하는 설문도구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여기서는 정신과에서 사용하는 진단도구인 미국진단편람의 도박중독 진단기준을 소개합니다.



도박중독의 진단기준

위의 진단 기준에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도박의 특징적 증상은 내성과 금단증상으로 인한 조절력 상실입니다.

내성이란 같은 흥분을 얻기 위해 자극이 점차 강해져야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같은 자극으로는 더 이상 자극이 되지 않기 때문에 점차 강력한 자극을 찾는 것입니다. 술꾼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처음에는 한 병만 마셔도 기분이 좋지만 시간이 갈수록 양이 늘게 됩니다. 도박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납니다. 도박에 거는 돈의 액수가 점점 더 커져야 하고 횟수도 증가합니다. 또한 점차로 더 강력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심각한 도박에 빠져드는데 이를 내성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금단증상입니다. 대부분의 도박중독자들은 어느 순간 자신에게 문제가 일어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이제 그만 해야지 결심하지만 대부분 실패로 돌아갑니다. 바로 금단증상 때문인데 도박을 하지 않으면 초조하고 불안하고 안절부절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다시 도박을 하는 순간 금단증상은 씻은 듯이 사라지고 맙니다. 이 단계가 되면 끊고 싶어도 의지대로 쉽지 않습니다.

진단에 있어 중요한 부분 가운데 하나는 바로 동반질환을 감별하는 일입니다. 도박에 깊이 빠져 중독 상태에 있는 경우 반드시 정신과의사의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한데 흔히 우울증을 비롯한 기분장애나 주의력 결핍, 성격장애나 다른 중독성 질환이 함께 있는 경우가 많고 이런 경우 치료적인 접근도 상당히 달라집니다. 따라서 위의 진단기준에 해당이 되는 경우 반드시 정신과의사에게 진료를 받고 평가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왜 도박에 빠지는가 

 

1. 도박 자체의 요인

사람들은 왜 도박을 하는가? 이 물음에 답을 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도박 자체가 주는 재미와 승부에서 이길 경우 발생하는 쾌감이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처음부터 돈을 따기 위해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심심풀이, 재미와 호기심으로 시작했다가 이들 중 일부의 사람들이 중독에 빠지게 되는 것 입니다.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초기에 돈을 따는 경험을 하는데 특히 크게 딴 경험이 있는 사람일수록 주의를 요합니다. 이를 big win이라고 하는데 이게 머리에 기억으로 남아있어 비록 지금은 잃고 있지만 언젠가 다 만회할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도박은 쾌감 뿐 아니라 현실 도피적인 성향도 만족시켜줍니다. 사회적응의 어려움이나 고민, 불안과 같은 부정적 감정도 일시적이지만 회피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됩니다. 비록 일시적이고 부작용이 크지만 순간적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유혹을 이기기 어려운 것입니다.

2. 사회 환경적 요인

3. 성격적 요인

누구나 도박에 빠질 수 있지만 특히 도박에 더 잘 빠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임상적인 측면에서 보면 도박중독자를 크게 자극추구형과 현실도피/적응장애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학문적으로는 더 여러 유형으로 나눔). 자극추구형 중독자들은 쉽게 말하면 타고나는 도박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유전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어린 시절 발병하는 경향이 높습니다. 이들의 어린 시절 성장과정을 들어보면 어릴 때부터 내기를 좋아하고, 경쟁적이고, 호기심, 모험심이 많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4. 유전적, 생물학적 요인

도박중독에는 다른 중독과 마찬가지로 도파민, 세로토닌 및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여러 신경전달물질이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쉽게 도파민이라는 물질 한가지로 설명해보기로 하겠습니다. 술을 마시면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알코올이 혈액을 타고 뇌로 들어가서 측핵이라는 곳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을 분비하게 만드는 데 이 물질이 바로 쾌감을 일으키는 물질입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스스로 자신은 중독자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왜 일까요? 그들 스스로 조절이 가능하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도박중독이라고 진단을 붙이려면 내성과 금단증상, 조절력의 상실, 이로 인한 이차적 문제가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중독자는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다고 우깁니다. 스스로 중독자가 아니라고 우기는 것입니다. 이들이 스스로 중독자임을 인정하고 치료를 받기로 결심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1. 약물치료

현재까지 도박중독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들은 많지 않지만 최근 여러 가지 연구들을 통해 몇몇 약물들이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항우울제의 일종인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와 기분조절제, 알코올 중독자의 술에 대한 갈망을 줄여주는 항갈망제(날트렉손, 아캄프로세이트)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지속적으로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 일단 환자들이 복용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순응도가 떨어지고 일부 보험이 되지 않는 약으로 인해 비용도 부담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2. 인지행동치료

도박중독자들의 도박욕구를 감소시키기 위해 과거에는 혐오요법이나 체계적 탈감작 기법 등을 시도했지만 큰 성과는 없었으며, 1980년대 이후에는 중독자들의 인지체계에 큰 결함이 있고 이로 인해 지속적으로 도박행동을 보인다는 이론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인지행동치료가 시도되고 있습니다. 인지치료란 쉽게 말하면 잘못된 생각을 바로 잡아주는 치료라는 뜻 입니다. 많은 도박중독자들이 잘못된 생각(예를 들면 돈을 딸 수 있다는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도박에 빠지는데 이런 생각을 치료를 통해 고치고 행동조절훈련 등을 함으로써 좋아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흔히 사용되고 있는 인지행동치료는 인지적 교정, 문제해결기술 훈련, 사회기술 훈련, 재발방지의 4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지적 교정이란 중독자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도박에 대한 오해와 잘못된 신념을 바로 잡아주는 과정입니다. 도박은 종류에 따라서는 자신의 기술이 다소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일종의 확률일 뿐인데 중독자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기술로 이 확률을 조절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돈을 잃으면 운이 나쁘다거나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고 이길 경우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스스로 도박의 확률을 조절할 수 있다고 믿기도 합니다(통제력의 착각).

1) 당신은 중독자인가?
도박중독의 치료가 어려운 이유는 치료의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스스로 중독자임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끊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몇 번이나 재발하고도 똑같은 소리를 합니다.

정말 굳게 결심하면 끊을 수 있을까? 정답은 안타깝게도 ‘아니오’ 입니다. 정말 스스로는 분명히 끊을 수 있다고 믿을 수도 있고, 또한 과거에 일정기간 끊어보았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말하면 굳게 결심한다고 끊을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중독의 치료는 단순히 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중독의 치료는 0% 아니면 100%입니다. 도박의 충동을 10번 중 9번을 참았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 있는가 생각해 봐야 합니다.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도박의 횟수를 조절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적은 돈으로 취미로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번 중독에 빠졌던 사람은 조절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보는 것이 현명합니다. 1년을 그렇게 한다고 하더라도 언젠가는 내성으로 인해 원 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어려운 것입니다. 도박은 더 이상 단순한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중독은 치료가 필요한 병입니다.

스스로 조절할 수 없음을 깨닫는 것, 자신이 도박 앞에서 무력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 변화의 첫 걸음입니다.

2) 도박은 돈의 문제인가?
많은 중독자들이 도박을 돈의 문제로 이해합니다. 잃은 돈을 만회하기 위해서 도박을 한다는 것입니다. 정말 사실일까요? 결론은 역시 사실이 아닙니다. 돈을 다 회복하면 정말 그만둘까요? 지난번에 돈을 다 갚고 난 이후에는 정말 도박을 멈추었습니까? 정말 돈이 문제라면 돈이 많은 부자는 도박을 하지 않나요? 이런 물음들에 대해 스스로 대답해 보기 바랍니다.

도박은 결코 돈의 문제만은 아닙니다. 승부가 주는 쾌감에 뇌가 중독 되는 것입니다. 돈은 보상으로 주어지는 것으로 중독성을 강하게 하는 하나의 이유입니다. 분명히 돈을 딸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아도 도박은 지속됩니다.

3) 도박으로 돈을 딸 수 있는가?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경험을 통해 배웠을 것입니다. 도박은 종류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눌 수 있습니다.

• 100% 운에 의한 도박 : 로또, 바카라, 룰렛, 주사위 등
• 약간의 기술이 필요한 도박 : 고스톱, 블랙잭, 포카, 바둑이 등
• 어느 정도 분석이 필요한 도박 : 경마, 경정, 경륜, 주식, 스포츠 토토 등

도박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도박의 결과는 확률에 의해 결정됩니다. 100% 운에 의한 도박은 말할 것도 없고 기술이나 분석이 필요한 도박도 별 차이가 없습니다. 연구를 많이 하면 돈을 땄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결과에 차이가 있던가요? 전혀 아닙니다. 승률이 좀 높아지면 배당이 낮아지고 결과는 항상 일정합니다. 세상에는 당신보다 잘하는 전문가가 훨씬 많고 1년 내내 연구하고 분석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들이 결과적으로 돈을 딸 수 있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도박은 시간과의 싸움입니다. 일정시간 따는 기간이 있을 수 있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다시 잃는 시기가 오게 되어 있습니다. 어느 정도 땄을 때 당신은 그 자리에서 항상 바로 일어날 수 있었습니까?

4) 36계 전법
급성기에 도박의 유혹을 이기는 가장 좋은 방법은 피하는 것입니다. 바로 36계 전법입니다. 어떤 강력한 의지도 지속적 자극 앞에서는 무력할 뿐입니다. 자신을 시험할 필요도 없습니다. 작은 자극도 재발의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할 수 있다면 피하십시오. 의도적으로 피하시기 바랍니다. 주머니에 돈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진 것이나 다름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유혹의 전화가 오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계속 전화를 받고 있다면 입으로는 안 간다고 거절하고 있을지라도 이미 욕구 앞에 무너질 준비를 하고 있는 셈입니다.

치료의 궁극적인 목표는 환자의 내적 통제력을 통해 도박충동을 조절하고 더 나은 삶을 살도록 유도하는 것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초기에는 반드시 도박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도박에 대한 36계 전법

5) 결과에 대해 책임지기
그동안 누가 빚을 갚아 준 적이 있습니까? 채권자의 전화는 누가 받습니까?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결과에 대해 책임을 져 본적이 거의 없습니다. 큰 일이 생기면 어머니나 아내, 형님, 누나 할 것 없이 모든 가족이 나서서 해결해 줍니다. 대부분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가족들의 심정은 이해가 가지만 지속적으로 도박에 몰입하는 원인이 됩니다.

이젠 모든 결과를 스스로 감당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물론 필요한 부분은 가족들이 도와 줄 것입니다. 그러나 모든 빚을 가족들이 알아서 해결해 주는 방식은 절대 금물입니다.

6) 대안을 마련하라
어느 정도 치료 의지가 생기고 도박을 끊고 있는 경우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독은 흔히 90일 병이라고 합니다. 대개 큰 일이 생기면 도박 욕구도 떨어지고 결심도 단단히 하게됩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먼저 할 일은 도박외의 대안을 찾는 일입니다. 일단 시간 계획표를 작성하시기 바랍니다. 계획표는 구체적으로 작성하는 것이 좋은데 도박의 종류에 따라 융통성 있게 작성합니다. 예를 들어 경마나 경륜의 경우 주말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주말계획서를 작성하고 달성 여부 등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겠습니다.

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이 되어 일정기간 도박을 끊게 되면 정신적인 긴장이 풀리고 환자는 어느 정도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불행히도 이때 재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자는 환자의 통제 능력을 인정하고 격려하되 동시에 고 위험 상황을 계속 피하도록 격려하고 언제든지 재발의 위험성이 있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하며 치료는 장기간에 걸쳐 진행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7) 스트레스를 관리하라
중독자들에 대한 스트레스 관리도 전체적으로는 다른 스트레스 관리 기법과 큰 차이가 없습니다다. 일단 스트레스 목록을 작성하고 문제해결 방식에 따라 접근합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과 다른 점은 대부분의 중독자들이 행동력, 실천력이 떨어진다는 사실입니다. 가능하면 거창한 계획을 세우지 말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지킬 수 있는 목표를 세우시기 바랍니다. 일반적 스트레스 해결 기법 가운데 운동과 소속감 갖기가 도움이 됩니다. 적절한 운동은 도파민을 증가시켜 중독현상을 대치할 적절한 수단이 될 수도 있고(알려진 바와 같이 마라톤 등은 중독성이 있습니다.) 긴장을 줄이고 금단증상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종교활동이나 다른 소속감을 가질 수 있는 활동을 하시기 바랍니다.

중독자들은 가족과의 관계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제일 큰 문제는 상호간에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도박을 끊고 어떤 행동을 하건 가족들은 감시의 눈초리를 보냅니다. 이것이 중독자와 가족들에게 큰 스트레스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고 다툼의 중요한 원인이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간의 대화 기법, 중독자와 사는 법 등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8) 초점을 바꾸어라
도박을 하지 않는데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하지 않고 무엇을 하는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도박을 끊게 되면 현실에 적응하는 문제로 중독자는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이때 어떻게 스트레스를 관리하는가 하는 것은 재발을 줄이는데 상당히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가족들의 지나친 기대가 재발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물론 이것은 핑계이기도 합니다). 중독자 본인은 물론이고 가족들은 도박 행위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가정과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단도박 친목모임

도박을 끊게 되면 중독자들은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모임이 필요합니다. 한국 단도박 모임은 1984년 결성되었는데 현재 서울 및 전국 각지에 50개 이상의 지부가 운영 중입니다(www.dandobak.co.kr, www.dandobak.or.kr).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훨씬 거부감도 적고 적응이 되어 역할을 맡게 되면 자기 존중감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가족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가족들의 스트레스 관리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중독자들의 자발적인 모임인 단도박 친목모임은 급성기는 물론이고 재활 및 재발방지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초기부터 반드시 병원치료와 함께 단도박 모임에 참여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재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것과 도박을 끊고 난 뒤의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이 모임을 통해 가족들이 회복됨으로써 중독자의 치료 의지를 높이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가족들을 위한 조언

환자가 도박을 하는 것이 가족들의 잘못은 아니지만 가족들의 비난이나 집착, 과거 빚에 대한 질책 등이 환자의 도박행동을 더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가족들이 도박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중독이 질병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더 이상 환자의 도박행동에 대해 집착하지 않도록 하되 그 결과에 대해서도 반드시 환자 스스로 책임지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자녀가 있는 경우 자녀들이 환자의 도박행동에 대해 알고 있는지, 또 아는 경우 어떻게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토론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들의 지나친 간섭이나 집착과 같은 잘못된 태도나 가족간의 갈등, 건강한 의사소통의 부족 등이 치료를 방해하고 재발을 일으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가족 및 자녀들에 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술이든 도박이든 중독에 빠지면 더 이상 혼자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가장 큰 고통을 당하는 사람은 바로 가족입니다. 남편이나 아들이 중독에 빠진 것은 결코 가족의 탓은 아니지만 중독현상이 지속되는 데는 가족들의 잘못된 태도가 일조를 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가족들은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하는 것일지 생각해 봅시다.

1. 도박중독은 ‘질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여라

마음만 굳게 먹으면 안 할 것 같은데 왜 저리도 의지가 약한지 모르겠다는 소리를 흔히 듣습니다. 가족들이 먼저 이런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미 ‘중독’이라고 말 할 때는 자기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는 말입니다. 이미 조절력을 상실한 사람에게 조절하라고 말하는 것은 공허한 일입니다. 단순히 의지의 문제나 나약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고 질병으로 인식해야 치료적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있다면 빨리 평가 받고 빨리 치료적 도움을 받게 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입니다.

2. “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말라.

‘하지 말라, 하지 말라’를 외치면서 끝까지 뒷감당을 해주는 것이 우리의 가족입니다. 충분히 이해는 갑니다. 아들이 직장에서 잘린다는데, 남편이 빚에 시달리다 죽고 싶다는데 어찌 모른 척하고 있겠습니까? 혹 빚쟁이들이 찾아와 아이들에게 문제라도 생기면 어쩌나. 이런 마음에 가족들은 차마 외면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게 효과가 있던가요? 물론 아닙니다. 이건 적절한 태도가 아닙니다. 지나치게 간섭한다는 것은 결과에 대해서도 책임을 져 준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가족들이 태도를 바꾸어야 합니다. 중독자 스스로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만드는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마지막이겠지, 이런 막연한 심정으로 빚을 갚아주지만 그것이 마지막이 아니라 다시 시작이라는 사실을 깨닫기에는 불행히도 너무나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3. 안하는 시간에 관심을 가져라

도박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하지 않고 그 시간에 대신 무엇을 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가족들은 도박 자체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도박을 하면 온 가족이 난리가 납니다. 부모, 형제가 다 모여 가족회의도 소집합니다. 온 관심이 중독자에게 집중이 됩니다. 일단 돈 문제가 해결되고 나면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이상하게도 도박문제가 있으면 관심이 집중되고 도박을 하지 않으면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이건 뭔가 잘못된 느낌입니다. 오히려 도박 문제가 없을 때 가족들이 더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가족들은 중독자가 얼마간이라도 도박을 끊으면 좋아합니다. 그러나 이때가 진짜로 중요한 시기입니다. 도박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도박대신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한번 중독에 빠졌던 사람들은 다른 일상생활에서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 한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안하고 무엇을 할 것인지를 머리를 맞대고 같이 의논해 주어야 합니다.

4. 홀로선 자만이 남을 도울 수 있다.

도박에 빠진 사람들의 모임인 단도박 모임에 가면 가족 모임이 따로 있습니다. 여기 가서 꼭 배워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홀로 선 자만이 남을 도울 수 있다’라는 사실입니다. 내 스스로 건강하지 않으면 결코 중독자를 도울 수 없습니다. 내가 지치고 우울하면 중독자의 회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아내들은 남편의 도박행동 하나 하나에 일희일비합니다. 자신의 삶은 다 사라지고 오직 남편의 행동에 따라 삶이 좌지우지됩니다. 이렇게 하다가는 곧 지치고 맙니다. 먼저 스스로를 돌아보고 몸과 마음이 건강해져야만 어떤 식으로든지 상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스스로 힘을 얻기 위해서는 가족도 단도박 가족 모임에 꼭 참석하는 것이 좋습니다. 선배들이 어떻게 어려움을 헤쳐 나갔는지를 아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5. 치료는 마라톤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도박중독은 흔히 치료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어느 정도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희망은 있습니다. 중독자들에게 질문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도박 안 한지 얼마나 됐어요?”

그러면 3개월이니 6개월이니 대답이 각각입니다. 제법 오래 끊은 사람들은 자랑스런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건 오산입니다. 대부분이 ‘안 한 것’이 아니라 ‘못한 것’입니다. 치료는 도박을 안 하는 것, 더 나아가 안 하는 것이 더 편한 상태가 되어야 되는 것입니다. 실로 힘든 과정이고 시간도 오래 걸립니다. 잠시 안 한다고 좋아할 것도 없고 어쩌나 다시 했다고 너무 실망할 것도 없습니다. 치료는 그런 과정을 거쳐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래도 치료에 희망을 갖는 것, 이게 치료에 있어서는 가장 중요한 태도임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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